혼자 밥먹기


몇 달 째 점심을 10분 안에 먹는 버릇이 생기더니
급기야 오늘은 혼자 버젓한 회사 식당에서
5분안에 점심을 해치웠다.

보통 12시부터 직원들이 식당에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우리 실은 식당과 가장 가깝기 때문에
붐비기 전인 11시 반부터 식사를 하곤 한다.

나는 아침을 거르는 까닭에 10시쯤 슬슬 속이 쓰려온다.
그러면 나는 11시 반까지 초콜렛이나 아몬드로 허기를 달래다가
11시 반 땡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외친다.
'식사하러 가시죠.'

모두가 잠깐만요 질척이는 찰나를 기다리지 못한채
바로 식당으로 직행하곤 5분만에 밥과 반찬 몇 조각을 먹고
배고파 위장이 쓰린 기분이 나아지고 나면 바로 젖가락을 놓고 자리에 일어선다
밥 먹는 시간이 5분이 지나가기 전까지 자리에 앉아 있으면 안된다.
나 스스로가 처량해 지는 순간이 오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생각해보니 다른 직원들이 처다보는 눈을 의식할 새도 없이
혼자 밥을 코에 넣는지 입에 넣는지 대충 쏟아 넣었다.

젊은 처녀가 자기 혼자 터벅터벅 식당으로 걸어들어와
밥을 먹고 나가는 모습에 위생담당 여사님도 나이 지긋하신 주임님도
희한한듯 처다보고 있다는 것을 밥을 다 먹은 후에야 알았다.

사실 먹는다기보다는 배고픔을 잊기 위해 몇 조각 위에 집어넣는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리고 자리로 복귀하면 11시 40분 정도되는데 1시까지 약 1시간 20분간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그 시간엔 정말 집중해 시험 공부한다.
그리고 슬슬 밥먹고 직원들이 들어오는 1시 5분쯤
나는 다시 일로 복귀하는 것이다.
황금같은 1시간 20분은 그렇게 지나간다.

몇 달이 되었는진 모르겠지만.
맛있는 밥상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식사하는 방법을 잊은 것 같다.




도와주세요.
주님.

최선을 다 할수가 없습니다.
제 자신에게 화가 납니다.

나는 큰 댓가를 치르며 정신없이 달리고 있는데
환경이 그 속도를 따라와주지 않는 요즘이다.

그럴 땐 사람이 미워지고 분노가 커진다.
내 마음을 이해한다고 힘이 되주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내 부정적인 정서에 거부감을 가진 것을 알기에
그 앞에서는 말이 적어진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이 순간의 어둠을
어떻게 식힐지 아직 방법을 모르겠다.

세상이 모두 나에게 방패를 친 것 같다.




30

서른.
당신의 눈물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나이.